진료를 하다 보면 예전에 라식이나 라섹 같은 시력교정술을 받은 환자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수술 전의 시력이나 돗수는 환자의 현재 눈 상태 파악에 중요하기 때문에 “수술 전에 시력이 어떻게 되었었나요?” 하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잘 모르겠는데…마이너스였어요” 라고 대답하곤 한다.
안과는 학창시절 깊게 배우기 어려운 과이기 때문에 심지어 다른 과 의사인 환자도 저렇게 대답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시력에는 마이너스가 없다. 플러스 마이너스 얘기하는 것은 “시력” 이 아니고 눈의 “돗수” 이다. 그럼 시력은 어떻게 측정할까?
시력은 시력표의 시표를 얼마나 잘 알아보는가에 따라서 정해진 값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시력표가 있으며, 각 시력표마다 이 시력표를 사용하는데 정해진 거리가 있고 최소 3미터 이상 떨어져서 시력을 측정하게 된다. 작은 시표를 읽지 못해서 제일 큰 시표를 읽으면 보통 0.1 이다. 그러면 제일 큰 시표인 0.1 도 읽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이 때는 이 시표를 읽을 수 있는 거리까지 앞으로 오게 한다. 예를 들면 5미터에서 측정하는 시력표의 0.1 시표를 읽지 못하다가 2미터 앞에서 읽었다면 시력은 0.1 X 2/5 가 된다. (5미터에서 읽어야 하는 시표를 2미터에서 읽었으므로) 즉, 이 환자의 시력은 0.04 가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0.01까지 측정을 해 보고, 그래도 시표를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는 눈 앞에서 손가락을 세게 한다. 손가락의 거리는 환자 눈에서 30센티미터 이내로 한다. 이렇게 손가락의 개수를 하나 둘 셋 이렇게 알아볼 수 있으면 이 환자의 시력은 “안전수지(finger count, FC) 가 된다.
손가락의 개수도 셀 수 없으면, 눈 앞에서 손을 움직여 본다. 무슨 움직임이 느껴지냐고 물어본다. 뭔가 움직이는 걸 감지한다면 이 환자의 시력은 안전수동(hand motion, hand movement, HM) 이 된다.
안전수동도 안되는 경우는 방 안의 불을 다 끄고, 눈에 빛을 갖다 대면서 밝음과 어두움을 구분하는지 물어본다. 빛을 눈 앞에 댔을 때, 밝음을 감지하면 이 환자의 시력은 광각(light sense, light perception, LS 또는 LP(+)로 표시)이 되며, 빛이 앞에 있던 없던 항상 어둡게 느끼면 이 환자의 시력은 무광각(Non Light Perception, NLP 또는 LS(-), LP(-) 로 표시) 이 된다.
즉 시력은 시표를 읽을 수 있어 숫자로 표기되는 것부터, 이것이 불가하면 안전수지 – 안전수동- 광각 – 무광각의 순서로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력에는 마이너스가 없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마이너스”는 무엇일까? 이것은 돗수이다. 통상적으로 근시는 마이너스, 원시는 플러스의 돗수를 갖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키는 cm, 몸무게는 kg 의 단위를 쓰는 것처럼, 이 “돗수”의 단위는 국제적으로 디옵터(Diopter) 이며, 돗수가 높아질 수록 심한 근시, 심한 원시이다. 눈의 굴절력이 마이너스 2 디옵터인 근시를 가진 사람은 마이너스 2 디옵터의 렌즈를 장착한 안경을 끼면 정상시력이 나오게 된다.
우리는 본인의 키나 몸무게는 잘 알고 있지만,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인데) 내 눈의 돗수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기회에 내 눈의 돗수를 정확히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