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1)(2)(3)(4)편을 읽지 않고 (5)편을 보시게 된 분은 (1)~(4)편을 읽고 나서 보셔야 이해가 쉽습니다. 중복되는 내용은 가능하면 적지 않았습니다. )
이번 편에서는 익상편의 수술적 치료에 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익상편은 약물로 없어지는질환이 아니므로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입니다.
(4)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현재는, 익상편은 무조건 익혀서(많이 자랄 때까지 기다린 후) 수술하는 질환이 아니며, 초기 중기에 상관없이 눈에 미치는 영향을 우선적으로 파악해여 수술시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또한 환자의 연령대를 고려해야 하는데, 젊고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30~40대의 환자에게, 수술하면 재발할 수 있으니 많이 자라면 수술하라…라고 하는 게 환자 입장에서 어떻게 들릴 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젊은 환자의 눈에 벌건 익상편이 있으면, 비의료인 입장에서 질환명까지는 당연히 모르겠지만, “왜 눈이 저렇게 충혈되어 있지? 눈병인가? 쳐다보면 전염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신경쓰려 하지 않아도 자꾸 쳐다보게 되고 아는 척하지는 못해도 왜 저걸 그냥 두지?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번이라도 타인으로부터 눈이 왜 그러냐는 질문을 들은 환자들은 그 말이 잊혀지지 않고 모든 사람이 그렇게 느낀다고 생각하여 사람들과 눈을 잘 못 마주치고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아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다고들 합니다.
일전에 일적으로 알게 된 분이 양안에 익상편이 있어서 눈이 항상 충혈되어 보였지만, 예의상 익상편 수술 왜 안 하시냐고는 말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분께서 먼저, 자기 양쪽 눈에 익상편이 있어 충혈이 잘 되고 남들이 계속 눈이 왜 그러냐며 질문하여 너무나 스트레스라고 하시며, 충혈되면 넣으라고 처방받았다는 안약을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이 안약은 약한 스테로이드 점안액이었는데, 심한 충혈을 약간 덜하게 줄여줄 수는 있지만, 큰 효과도 없으면서 장기간 사용시 백내장과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어 지속적인 사용은 권장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분은 저에게 양안 익상편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깨끗해진 눈으로 행복하게 살고 계십니다.
익상편의 재발을 줄이는 수술방법에 대해서는 아주 오랫동안 연구가 계속되었습니다. 많은 수술방법이 소개되었으나 안타깝게도 재발이 아예 없는 수술법은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한달에 수십 건의 익상편 수술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익상편의 양상은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경험이 많은 의사라도, 모든 환자를 같은 방법으로 수술하지 말고 환자의 익상편 모양과 진행정도, 두께, 혈관분포, 나이 등을 고려하여 가장 미용적으로도 우수하고 재발도 적은 방법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오랜 시간 다수의 익상편 수술을 하면서 수술 노하우가 쌓여 환자의 눈을 보면 이렇게 수술해야 결과가 좋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는 것이지, 이런 익상편은 이렇게 수술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병든 조직(익상편)은 가능한 많이 제거하고 건강한 결막으로 익상편이 있던 부위를 막아서, 안쪽에서 계속 자라 들어오려고 하는(재발하려고 하는) 결막조직을 건강한 결막이 잘 막아줘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의 “가능한 많이”도 정확히 얼마를 제거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으며, 환자의 눈 건강에 해가 되지 않을 정도 및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정도로, 비정상 조직을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히 제거해야 하며, 너무 많이 제거하면 눈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너무 적게 제거하면 재발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익상편은 경험이 풍부한 안과의사들 사이에서도 “참 어려운 수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술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라 수술 후 회복 경과가 환자마다 다양하기도 하고, 재발률도 높기 때문입니다. 수술이 완벽하게 잘 되었다고 하더라도 환자마다 회복 양상이 다양하므로, 회복 기간에 발생 가능한 여러 합병증도 잘 치료해야, 재발이 없고 미용적으로 우수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필자는 2018년 유수 SCI 논문에,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우리나라의 타 대학병원 교수님들 및 미국 뉴욕연수시 함께 연구하던 미국 안과의사들과 함께 익상편수술에 대해 발표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논문은 익상편재발을 줄이는 수술적 방법 뿐 아니라 익상편조직을 얼마나 제거해야 미용적으로 우수한가에 관한 논문으로, 이 논문 발표 후 전세계 안과의사들로부터 많은 질문메일을 받았었고, 논문에 기술한 대로 수술하니 결과가 좋다며 좋은 논문을 발표해 줘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도 많이 받았었습니다.
익상편으로 덮여 있던 검은자가 깨끗해지고, 충혈되었던 흰자도 맑아진 것을 볼 수 있다.
얼마전 10년 이상 익상편을 방치했던(방치라기 보다는 수술하는 병원을 찾지 못해 그냥 두었던) 환자분 익상편을 수술했는데, 익상편 자체도 꽤 진행되어 있었고, 또한 오래되다 보니 익상편이 검은자(각막)에 넓게 뿐 아니라 안쪽으로 깊이 침투해서, 투명해야 할 검은자(각막)가 뿌옇게 변해 있었고, 뿌연 부분이 눈을 이루는 구조라서 기능상 제거할 수 없어 안타까왔던 적이 있습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의술도 계속 발달하니, 익상편은 오래 두었다가 수술해야 한다는 옛 고정관념에서, 상황에 따라 빨리 수술해도 되는 쪽으로 조금씩 인식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음 편에는 익상편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각종 합병증이나 후유증에 관해 증례와 함께 소개할까 합니다.













